中, 캄보디아에 군함 2척 선물…“中 군사력 확대 우려” 전문가

정향매
2024년 09월 5일 오후 4:37 업데이트: 2024년 09월 5일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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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국방부가 중국 공산당이 캄보디아 해군에 군함 2척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강화 작전의 하나로 풀이된다.

태국과 베트남 사이에 있는 캄보디아는 태국만(시안만)에 접근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남중국해와 인도양 사이의 해운로 일부를 장악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리암 해군 기지에는 지난해 12월부터 해안 순찰에 주로 사용되는 소형 함정인 중국 056형 호위함 2척이 정박해 있다.

중국 정부는 해당 기지의 확장을 위한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확장 항목에는 캄보디아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대형 해군 함정을 수용하는 긴 새 부두 건설도 포함된다.

말리 소체아타(Maly Socheata)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확장된 기지가 곧 완공될 것이며, 이르면 내년에 056형 호위함 2척을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캄보디아가 해군 훈련과 자원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호위함 두 척을 선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확장된 해군 기지의 소유권이 중국 당국에 넘어갈 거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였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20년 동안 캄보디아에 막대한 자금을 빌려줬다. 현재 캄보디아가 안고 있는 외채 110억 달러(약 14조 7000억원)의 약 40%가 중국에 진 빚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9년 “중국이 30년 동안 리암 해군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캄보디아-중국 간 비밀 협정의 초안을 미국이 입수했다”고 최초로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함이 활동 범위를 확장하거나 리암 기지에 장기 주둔하는 것은 캄보디아에 중국인민해방군의 영구 배치를 의미한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캄보디아 관리들은 이를 부인했다.

훈 센 당시 캄보디아 총리는 캄보디아 헌법이 자국 영토에 외국 군사 기지를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의 후임 훈 마넷 총리도 같은 말을 했다.

중국 공산당 관리들은 이후 2022년에 열린 리암 해군 기지 확장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여했다. 캄보디아 관리들은 ‘중국 공산당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 지역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미국의 우려를 일축하면서 항구의 현대화를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떼어 반(Tea Banh) 당시 캄보디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항구가 커지면 미국 해군 함정을 포함한 대형 선박이 입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떼어 반 부총리는 “이 프로젝트가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지원한 보조금으로 운영된다”는 내용의 표지판 앞에서 “리암 기지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 이 항구는 너무 작아서 확장 후에도 어떤 국가에도 위협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당국은 항구 확장을 위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의 액수를 밝히는 것을 거부했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당일 행사에서 “중국과 캄보디아의 파트너십이 전략적 의미가 있다”면서도 해군 기지 사용 계획에 대한 질문은 간접적으로만 답변했다.

현재까지 이 기지에 정박한 외국 선박은 중국 군함뿐이다.

지난 2월 일본 구축함 두 척이 인근 시아누크빌 상업 항구로 이동했고, 호주 해군 프리깃함도 이달 4일 기항을 위해 시아누크빌로 향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의 유안 그레이엄(Euan Graham) 선임 분석가는 이번 일을 두고 “캄보디아가 군함 두 척을 받는 대가로 중국군에 해군 기지에 대한 우선적 또는 독점적 접근 권한을 부여한다면 ‘(자국 내) 외국 군사 기지 건설을 금지’한 캄보디아 헌법의 조항을 우회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캄보디아 당국이 외국 기지의 건설을 허락하되 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노선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상당히 현명한 조치다. 그리고 중국은 기부할 군함이 부족하지 않다. 중국이 이관 후에도 초계함에 해군 병력을 잔류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짜 문제는 인민해방군 해군이 리암에 어느 정도의 접근 권한을 가질 것인지, 그리고 그 접근 권한이 배타적인지 여부이다.”

* 이 기사는 AP 통신을 참조했습니다.